소설에서 가장 중요한 건 ... 일지도 몰라요

솔직히 소설은 처음이라 걱정 반 설렘 반이었습니다. 그래도 무겁게 생각하면 평생 못 써볼 것 같아 눈 딱감고 한번 써본거였죠. 첫 편(편지에서가장중요한건…일지도 몰라요)를 쓰며 설정을 잡아나갔는데, 결국 이게 가장 큰 문제였죠. 어떤 이야기를 쓸지,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은 채 감상(이자 뽕)에 취해 쓰다보니.. 글은 이미 업로드가 되어버렸고😇 마치 옛날 신문 연재소설을 쓰던 소설가의 기분이 이런걸까 생각이 들더라구요.

딱 이 한 문장, 딱 이 단어 하나만 바꾸고 싶은데, 변경 할 수 없는. 그렇게 스스로가 쌓아올린 엉성한 탑을 어떻게든 붙잡고 세워나가는 과정이 나름 재밌다면 재밌었지만, 어렵더라구요 ㅎㅎ 결국 세번째 편(오래된아파트와봄그리고수채화모임)에 도달하니, 큼지막한 설정구멍이 제 짱구로 어떻게 해도 맘에드는 해결을 찾을 수 없는 수준에 도달해버렸죠. 이렇게 하면 저게 말이 안되고, 저렇게 하면 또 다른 게 말이 안되고 ㅎㅎ.. 

더불어 피지컬 이슈라 할까요. 어렸을적부터 로맨스물은 보지도 않던 저의 일천한 경력에, 결혼하니 연애세포가 더 서거하셨는지.. 그 미묘한 감정이나, 선을 잡아내는게 참 쉽지 않았단 말이죠.

결국 점점 손에 힘이 들어가는 엉킨 실타래가 되어버린 우리 코스트라인크루즈.. 더 이상 아무 생각없이 손을 놀렸다간 아예 풀지 못할만큼 엉킬것 같아, 일단 여기서 실타래를 잠시 내려놓으려 합니다. 좋아해주신 분이 계셨을지 모르겠지만, 준비가 되면 꼭 다시 이어서 써볼 생각입니다. 얼개는 11편 정도로 세워놓긴 했는데, 내용을 잘 다듬어서 약속을 끝까지 지켜보려구요.

재밌고, 짜릿한 것들로 가득한 이 시대에서, 이 슴슴하고 구질구질한 이야기에 관심 가져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. 😭

긴 성벽처럼 늘어선 아파트와 구름들
남산 아래에서, 24년 7월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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