작은 새를 맞이한 모든 연인들에게

… 그러니까 네가 태어났을 때 내가 나를 무섭게 노려보며 경고했다는 이야기. 조심하라고, 네가 나를 필요하다 느끼는 마지막날까지 나는 살아 있어야 한다고. 나는 너를 사랑하고 너는 내가 필요하다. 그 반대는 성립하지 않을 것이다. 네가 나에 대한 네 마음을 사랑이라고 부를 수도 있겠지만 어떻게 불리건 그게 내가 너에게 느끼는 감정과는 다를 것이다. 나는 누군가의 자식으로 45년을 살았고 누군가의 아버지로 아홉달을 살았을 뿐이지만, 그 아홉 달 만에 둘의 차이를 깨달았다. 너로 인해 그것을 알게 됐으니, 그것으로 네가 나를 위해 할 일은 끝났다. 사랑은 내가 할 테니 너는 나를 사용하렴. 나에게는 아버지가 없었지. 그래서 내 어머니는 두 사람 몫을 하느라 죽지도 못했어. 너의 할머니처럼, 나는 조심할 것이다. 아침저녁으로 각오할 것이다. 빗방울조차도 두려워 할 것이다. 그러므로 나는 죽지 않을게. 죽어서도 죽지 않을게.

<신형철, 인생의 역사>

하얀 벽 위에 걸린 우표와 도장이 함께 찍힌 손으로 쓴 엽서 - 전경

하얀 벽 위에 걸린 우표와 도장이 함께 찍힌 손으로 쓴 엽서 - 확대

붉은 꽃이 그려진 오래된 프랑스 우표

로레터와 날짜가 찍힌 도장 그리고 출처로 쓰인 신형철, 인생의 역사

하얀 벽 위에 걸린 큰 나무 아래 아이들이 뛰놀고 있는 수채화 그림이 인쇄된 엽서 - 전경

하얀 벽 위에 걸린 큰 나무 아래 아이들이 뛰놀고 있는 수채화 그림이 인쇄된 엽서 - 확대

큰 나무 아래 아이들이 뛰놀고 있는 모습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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