대나무 돗자리 냄새를 아십니까?

어렸을 땐 방학마다 시골 할머니 집에 내려가곤 했죠. 그리고 대청마루 옆 사랑방엔 여름이면 늘 대나무 돗자리가 깔려있던 기억이 납니다..

보통 늘어난 민소매 나시에 반바지를 입고있던 저는 탈탈탈 돌아가는 누런 선풍기의 뜨거운 바람을 맞으며 개구리처럼 돗자리 위에 찰싹 붙어있었더랬죠.

볼따구부터 온 팔뚝까지 착 붙여 돗자리 한쪽에 누워있다 차가움이 다 사라졌다 싶으면 다른쪽에 착 붙고..... 뒹굴뒹굴 굴러다니며 이엉저영 파리채로 파리들을 잡았더랬죠.

그때마다 코로 스며들었던 대나무 돗자리 냄새가 참 좋았습니다요.. 그 아무것도 하지 않았던 시간과 아지랑이처럼 느리게 흐르던 더위들...

출근할 때마다 에어컨을 경배하는 도시인 다 됐지만서도 문득 그 냄새가 코끝에 어른거릴때가 있더랬죠

---<--*

대나무돗자리냄새를아십니까?

loletter logo