흰 빛이 벽을 따라 천천히 흘러내리고 있어.여전히 치워야 할 건 산더미지만,창문 잠깐 열었다고 거실이 산뜻해졌어.
몇 번이나 봤다고 이 편지가 구독자님을 향한사랑의 프러포즈는 될 수 없겠습니다만,
눈을 감고 네 얼굴을 떠올려 봐.두 개 이상 떠오르면 성공, 아니면 실패.
그때 이 편지들이 제게 다시 말해줄 것만 같습니다.제가 무엇으로 만들어진 사람인지,그리고 무엇으로 만들어진 사람이 되어야 할지를요.
그냥 너와 함께 있는 순간이 좋아.아아, 부비동염.오늘도 내일도 네 옆에서 부비적거릴 수만 있다면.
그렇게 전달된 서찰은 정원의 장미 덤불 아래 숨겨졌다가,구름이 초승달을 가리는 틈을 타 몰래 침실로 들어오곤 했다.
우리는 구불구불 이어진 길을 따라초록빛이 가득한 고개를 넘었어요.
그곳은 낮도 밤도 없는, 태양이 지지 않는 땅입니다.이글거리는 대지 한가운데눈부시게 보드라운 생이 피어나 있습니다.
한 사람을 사랑하는 일도 쉽지 않은 세상에서별것도 없는 거절을 위해 편지 다섯 통을 작성한 사람은성인의 자질을 가진 자이다.
뭔 말을 전하고 싶은 건지.. 참내.. ㅋㅋㅋ봄을 맞이한 나의 설렌 마음? 여보를 걱정하는 마음..?
네 옆에 있을 때면 오직 너만을 바라보고,너의 순간을 잃어버리지 않게잠바 안주머니에 꼭꼭 담아두려고.
짙은 분홍을 담은 눈싸라기들이나뭇가지 위에 내려앉아 있습니다.
<이것은 무관심입니다>라는 생각조차 하지 않는텅 빈 무미건조함이 다시 거리를 채웠다.
부모란 기다리는 사람이란 것임을,기다리는 일이란 끝내 널 믿는다는 일임을.
사회가 말하는 성공과는 거리가 있었을지 모르나내 삶, 나 자신이란 작품은 썩 괜찮았다 생각했다.
섬을 쫓다 보면 대양을 건넌다고 하지만,섬이 보이지 않는 날에는 갤리온이 필요해.어두운 밤의 바다를 꿰뚫어야 하니까.
다음 주 월요일이면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다시 기회가 온다는 것,다시 한번 해볼 수 있다는 것이이리 감지덕지 한 일이었습니까?
부모란 지지부진 굽어진 길일 테지.부모의 모든 도리며 자격이임신확인서에 동봉되어 오지 않기에.
그 <이렁저렁>이란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이자,별것 없이도 행복했던 우리의 시간 그 자체일 테니까.
스스럼없이 내 품에 들어와 주는 너의 고마움을 쓴다.<스킨십>, 살을 맞댄다는 건 얼마나 특별한 일이었던가.
여전히 깜깜하긴 해. 뭐가 하나도 보이질 않네.
뭘 위해 이렇게까지 이를 악물고 병과 나 자신을 이겨야 하는지,텅 빈 이유의 껍질을 수없이 깁고 때우셨을까 봐요.
너의 시간에 함께 하기 위해 함께 할 수 없다는 이 아이러니가.이렇게 점점이 너의 시간을 그려봐.
사소한 건 서운함만 있는 게 아니지.사소하게 사랑하는 일들을 놓치지 마.
때때로 네게 전해주고 싶은 건,세상에서 하나뿐인 너와 너에 대한 하나뿐인 마음이니까.그래서 이렇게 서툰 요리를 시작해.